황상을 측근에서 모시는 금패(金牌) 내시로서 이복귀의 업무 경험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말하지 않는다’이다.
딱히 이복귀가 ‘침묵이 금’이라는 진리를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가 말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황상이 아직 연소하고 낙백한 구황자였을 때에는 펄펄 뛰어다닐 줄만 알던 이복귀와 궁녀 길상(吉祥)만이 그 곁을 지켰다. 구황자의 역습은 혼과 심장을 뒤흔들 정도로 놀라운 과정이었다. 그 길의 마지막에서 먼지도 가라앉을 때 쯤 이복귀는 이미 말을 하지 못했다.
말을 하지 못하는 게 나쁠 것은 없었다. 궁의 많은 일들은 들어도 말해선 안 된다. 부득이하게 말해야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내뱉고 나면 목숨이 날아간다. 길상 고고가 태자였던 황상 앞에서 단정히 머리를 세 번 조아리고 돌아섰을 때, 이복귀는 태자와 마찬가지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태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당시 이복귀는 자신이 이미 말을 못한다는 것에 필사적으로 기뻐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죽는 쪽은 그 자신이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는 태자비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길상 고고보다 더 견딜 수 없어 했으니까.
태자비는 이복귀가 ‘자라는 것을 지켜본 소녀’였다. 심 노승상이 가장 아끼는 손녀이자 심 귀비의 작은 조카딸이었다. 심 귀비는 사람을 잡아먹는 궁중에서 보기 드문 자비로운 마음을 가진 웃전이었다. 이복귀가 하찮은 목숨을 보전한 것도 전부 심 귀비 덕분이다. 자비로운 귀비 마마가 갑작스레 장락궁에서 횡사했을 때, 궁인들은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심운요는 그녀의 고모와 무척 닮았다. 아름답고 총명하고 부드럽다. 말을 하기 전에 웃음부터 짓는다. 어릴 적에 심 귀비에게 문안 올리러 입궁했을 때는 이복귀에게 몰래 떡을 건네주기도 했다.
이복귀는 초왕이 심운요와 혼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고, 제 웃전(主子)이 밤낮없이 온갖 궁리를 다해 계략을 꾸미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길상 고고 앞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것 외에는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 마음이 넓은 길상 고고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웃전께서 뜻대로 심가의 셋째 아가씨를 맞아들일 수 있다면 난 그날 바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지하에 가서도 마마께 드릴 말씀이 있는 셈이니까. 아이고, 보살님께 향을 올리러 가야겠다…….”
“미간은 왜 찌푸리는 게냐? 바보가 됐나? 심가 셋째 아가씨가 얼마나 좋으냐. 누가 그분을 보고 좋아하지 않겠어? 웃전께서도 셋째 아가씨한테 꽤 마음이 있어 보이던데. 오늘을 내게 이부자리를 연분홍색으로 바꾸라고 하시지 뭐니. 아이고, 내가, 왕야(王爷), 어찌 갑자기 이런 색을 고르셨어요? 하고 여쭈었더니 뭐라고 하시는 줄 아느냐? 고고, 그냥 바꿔두게, 요요가 그 색을 좋아해, 그러시더라. 이것 좀 봐라, 아이고…….”
이복귀는 여전히 울적해하며 말을 하지 않았다. 웃전께서 심가 셋째 아가씨한테 마음이 있다는 것을 그가 어찌 모르겠는가? 하루 종일 실없이 웃고, 서재에 심가 셋째 아가씨의 초상화를 궤짝 세 개가 가득 찰 정도로 그려 뒀는데. 그가 어떻게 웃전의 마음을 모를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지.
황상도 심 귀비에 대한 정이 꽤 도타웠다. 귀비 마마가 빈천하던 날, 한밤중에 영안궁에서 처량한 울음소리가 몇 번이고 들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울음은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었지만, 어쨌든 드문 일이긴 했다. 웃전의 친어머니인 류 미인(刘美人)은 청소하던 궁녀에 불과했다. 타고난 미모로 며칠 총애를 받았지만, 죽은 뒤 시신을 감쌀 망가진 돗자리 한 석 외에 무엇을 얻었던가?
심가 셋째 아가씨가 몇 년이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심운요가 초왕부에 시집온 것은 섣달 초하루였다. 이복귀는 그날 밤 눈이 날리던 것을 기억했다. 초왕부의 목이 휜 납매화(腊梅花) 두 그루에 옅은 노란색 꽃봉오리가 가득 달려 있었고, 연약한 꽃 몇 송이는 이미 피어나 있었다. 그윽한 향기는 봄밤의 꿈처럼 가벼웠다. 이복귀가 반쯤 취한 초왕을 부축하여 나무를 지나갈 때, 초왕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납매화를 가리키며 속삭였다.
“아, 저기 봐, 납매화.”
그러더니 이복귀를 밀어내고 직접 손을 뻗어 가지를 꺾었다. 그는 꽃봉오리가 점점이 달린 매화 가지를 들고 이복귀를 향해 바보처럼 웃었다. 이복귀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와중에 초왕은 이미 그를 뿌리치고 성큼성큼 신방으로 향했다. 이복귀가 뒤를 쫓아갔지만, 초왕이 이렇게 말하는 소리만 들렸다. “가져다가 요요에게 보여줘야겠다!”
심운요가 그 납매화를 보았는지 어쨌는지 이복귀는 모른다. 이복귀가 아는 것은, 왕비가 왕부의 문을 넘는 순간부터 왕부에 이가 썩을 만치 달달한 기운이 가득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뿐이다. 이복귀의 눈에 초왕은 천하를 가슴에 품고 치욕을 참으며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황자였는데, 아내를 맞이한 뒤로는 지능이 뚝 떨어져 외부인이 없을 때는 실없이 웃어댔고 시간이 나면 왕비가 화장하는 모습을 감상했다. 정신머리 없이 날뛰기 시작하자 길상 고고를 사부로 모시며 머리 빗는 법까지 배웠다. 그리고 배운지 하루도 안 되었으면서 신이 나 왕비의 머리를 직접 빗어주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막 시집온 왕비가 낯가죽이 얇아 부끄러워하는 것을 어찌하랴. 왕비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웃으면서 숨었다. 귀가 불그스름했다. 초왕은 그대로 포기할 위인이 아니다. 그는 ‘요요’니, ‘교교’니 하며 어르고 달래며 어린 아내를 품에 안고서,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며 거절하는 소녀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결국 왕비는 그의 삐걱거리는 둥지 아래로 뚫고 나와, 머리를 감싸 안고 웃으면서 뜰로 도망치더니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왕야, 장난 그만 치세요!”
뜰에 서서 머리를 감싸 쥐고 웃는 모습은 마치 작은 참새처럼 우스꽝스러웠고, 뜰에 서 있던 하인들은 애써 웃음을 참았다. 초왕은 처마 아래 서서 희희낙락한 얼굴로 그의 왕비를 보며 느릿느릿 말했다. “그래, 그만 칠게.”
그가 천천히 그녀를 향해 걸어가자 왕비는 계속 숨으려 했다. 그러자 초왕이 가볍게 꾸짖었다. “그만 한다지 않았어. 눈 오는데 뛰지 말고, 미끄러지겠다!”
그 꾸짖는 소리는 정말 이치에 맞고 날카로워서 이복귀마저도 믿을 뻔했다. 가엾은 왕비는 명하니 제자리에 서 있다가 머리를 안은 손을 놓기도 전에 초왕에게 안아 올려졌다.
“착하지, 교교, 아가씨는 머리를 잘 빗은 다음에 놀러 나갈 수 있어요.”
……
이 신혼부부는 정말이지, 하나는 후안무치하고 하나는 부끄럼쟁이다. 이복귀는 하나는 입을 헤 벌리고 바보처럼 웃고, 하나는 고개를 내리깐 채 몰래 웃는 두 바보들 사이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그해 상원절, 초왕과 초왕비는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다.
사실 어떻게 싸움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다. 상원절 아침에는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초왕은 초왕비의 손을 잡고 그녀와 나란히 서재 창가에 앉아 있다가 그녀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교교, 예전엔 상원절에 무엇을 했어?”
초왕비는 노는 얘기라면 항상 즐거워했다. 그녀는 신이 나서 손가락을 꼽으며 이야기했다. “어머니는 오색 부원자(浮元子)*를 만들고, 아버지는 교교에게 화등(花灯)을 만들어 주셨어요! 우리 집 뜰에 건 화등은 전부 아버지가 직접 만들었지요! 할아버지는 우리와 같이 등 수수께끼를 만들고 같이 맞추기 놀이도 했어요! 틀리면 벌을 받아야 해요! 한 번은 큰 오라버니랑 둘째 오라버니가 교교를 데리고 놀러 나갔어요! 경덕루에 불꽃놀이를 보러 갔는데, 큰 언니랑 큰 형부가 교교에게 흙 인형도 사주었어요!”
*浮元子: 탕위엔(汤圆)의 옛 이름
그녀는 생글생글 웃고 머리를 흔들며 무척 즐거워했다. 이복귀는 들으면 들을수록 헛웃음이 나려 했다. 역시 아직 어린 아가씨다. 노는 이야기만 하면 저렇게 즐거워하다니. 이복귀가 길상 고고와 같이 몰래 초왕을 엿보자, 예상대로 점점 낙담하는 기색이었다.
심운요는 말을 하다가 남편의 기분이 언짢은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옥총(玉葱) 같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를 쿡쿡 찔러보았다. “왜 그래요?”
초왕은 머리를 그녀의 어깨에 묻으며 울적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억울한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이복귀와 길상 고고는 슬그머니 마주보며 웃었지만, 당황한 심운요는 불안해하며 초왕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겼다. “기분이 안 좋아요? 제가 화나게 한 거예요?”
눈을 커다랗게 뜨고 조심조심 묻는 모습은 마음을 녹일 정도였다. 초왕도 더는 참지 못하겠는지, 그녀를 품에 끌어안고 그 머리 위에 턱을 얹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원랜 널 데리고 놀러 나가려고 했어. 경덕루의 불꽃놀이를 본 적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러더니 정말 억울한 건지 그런 척을 하는 건지, 아무튼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넌 안 본 게 없어! 널 데리고 함께 구경할만한 신선한 놀 거리가 없네.”
그 가련한 모습은 마치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어쩔 줄을 모르는 커다란 강아지 같았다. 마음 여린 소녀인 심운요는 당장 허둥지둥 그를 위로했다. “데리고 놀러 나가면 저야 좋죠! 전 좋아요…….”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려 초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속이 시커먼 초왕은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의기소침해 하며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조급해진 심운요는 초왕의 목을 껴안고 흔들흔들했다. 그러면서 이복귀에게도 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수 오라버니, 기분 나빠하지 마요…….”
초왕은 당장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이 기회에 어린 아가씨의 입가에 입을 맞췄다. 심운요는 부끄러워하며 그의 품에 파묻혀, 얼굴을 내밀려 하지 않았다. 초왕은 그녀를 그러안고 이전에 친정집에서는 무얼 했는지, 무얼 하며 놀았는지, 수다스럽게 물었다. 심운요는 대답을 하다가 이 말을 내뱉었다. “가족들은 저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전 가족들이 제일 좋아요!”
바로 이 말이 초왕을 완전히 폭발하게 만들었다. “나는 좋아하지 않아?”
이복귀와 길상 고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초왕은 묵은 식초를 오십 근은 마신 것 같았다. 왕비가 그의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을 하면, 모든 사람들의 이가 아플 정도로 식초 냄새를 풍겨댈 것이다. 그런데 심운요는 그와 이치를 따지려 했다. “그건 달라요. 좋아하긴 하는데…….”
초왕은 생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네 가족이 더 좋아, 아니면 내가 더 좋아?”
바보 같은 심운요는 울상을 지으며 그에게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려고 애썼다. 질투하는 사내는 어르고 달래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말 못하는 이복귀도 조급해져, 입을 열고 말을 할 뻔했다. 그런데 길상 고고는 침착하게 이복귀를 잡아당겼다. 그들은 구석에 숨어서 식초 냄새가 점점 더 짙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쩔 줄을 몰라 하던 심운요는 결국 기분이 조금 나빠졌다. “어쩜 이렇게 막무가내에요!”
초왕: “내가 뭘 막무가내인데!”
……
두 바보는 그 두 마디에 싸움을 일으켰다. 둘은 등을 돌리고 앉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심운요는 입술을 깨물고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려 초왕을 힐끗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돌아앉았다. 초왕은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돌아서더니 그의 작은 왕비를 끌어안았다. “교교, 방금은 내가 바보 같은 소리를 했어.”
그가 이렇게 말하자 심운요도 웃기 시작했다. 심운요는 작은 머리를 그의 어깨에 파묻고 비비적거리더니 그를 향해 실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한테 화난 거 아니지요!”
초왕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맞대었다. “누가 네게 화를 낼 수 있겠어!”
심운요는 얼굴을 붉히며 그의 품에 파묻힌 채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화내지 마요……. 난 당신이 좋아요. 엄청 엄청 좋아요. 교교라고 부르게도 해줬잖아요! 예전에 사촌 오라버니 하나가 절 교교라고 불렀는데, 전 그 오라버니가 싫어서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혼내기도 했다고요!”
초왕은 바보처럼 웃으면서도 고집을 피웠다. “하지만 네 가족들도 널 교교라고 부르고, 나도 널 교교라고 부르잖아. 어쨌든 나는 유일무이한 사람이 아니야!”
성격 좋은 심운요는 그를 달랬다. “그럼 뭐라고 부르고 싶은데요?”
초왕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가에 입을 맞췄다. “교교아, 넌 날 가장 좋아해야 해. 내가 널 가장 좋아하니까…….”
그 뒤의 말은 이복귀도 듣지 못했다. 길상 고고가 그를 끌고 나갔기 때문이다. 그날 밤 두 웃전은 결국 문을 나서지 못하고 처마 밑에서 서로 껴안은 채 달을 감상했다. 한 사람은 금을 타고, 한 사람은 술잔을 기울였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수년이 지나 이복귀가 늙어서 이도 다 빠졌을 무렵에도 그는 초왕이 초왕비를 데리고 연을 만드는 꿈을 꾸었다. 어려서부터 고생한 초왕이 어디 이런 장난감을 만들 한가한 마음과 복이 있었겠는가. 잘 묶은 연이 예쁘기는 했지만, 비뚤거리며 날아오르지를 못했다. 그 커다란 나비는 한 번, 또 한 번 바닥에 처박히다가 대나무 살도 부러졌다. 청색 저고리에 청색 치마를 입은 심운요는 웃느라 허리를 펴지 못했다. “수 오라버니, 그 나비를 놔주세요.” 그녀는 그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러 다가갔다. 초왕은 하인을 시켜 예쁜 연을 사오게 하면서 자기가 만든 나비는 버리도록 했다. 심운요가 급하게 막았다. “그건 버리면 안 돼요. 나 준다면서요! 날개가 부러졌어도 내 거예요!” 초왕은 웃으면서 일부러 연을 높이 들어 올렸고, 심운요는 발을 동동 구르며 빼앗으려 했다. 두 사람은 한 덩어리가 되어 소란을 피웠다.
정말 좋다, 이복귀가 헤벌쭉 웃으려 하는 순간 꿈이 깨버렸다.
생각해보면 초왕부에서의 나날은 참으로 한바탕 꿈과 같았다. 왕비가 있으니, 애늙은이에다 계략에 능란한 초왕도 모처럼 어린 소년티를 냈다. 심지어 뜰에서 토끼 두 마리도 키웠다. 두 사람은 상의를 해서 직접 먹이를 주며 키웠다. 나중에 무슨 연고인지 한 마리가 죽었다. 왕비는 남들 있는 앞에서는 아주 침착하게 체면을 차리며 직접 토끼를 묻어주기만 했다. 그러다 저녁에 왕야가 왕부로 돌아오자 그녀는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초왕의 품에 파묻혀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훌쩍거렸다. “수 오라버니, 끅, 난 괜찮아요, 원, 원래 안 울려고 했는데…….” 왕야는 있는 힘을 다해 웃음을 참고 그녀의 흐트러진 귀밑머리를 쓸어주며 말했다. “그런데 어찌 나를 보자마자 우는 거야? 괜찮아, 괜찮아. 교교아가 울고 싶으면 울어야지. 괜찮다. 내일 토끼 한 마리를 다시 찾아다줄게. 울지 마…….”
심운요는 끝내 새로운 토끼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왕야를 끌고 토끼를 묻은 나무 아래로 가서 석류꽃(石榴花) 한 그루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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